| 제목: 영세사업장의 노동법 적용문제(박석운/노동정책연구소장) |
근기법,산재법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에 관한 공청회 발제문
/95.11.30)
박석운/노동정책연구소장
1. 문제의 제기
현행 노동법에 따르면 상시 5인미만을 고용하는 영세사업장에서는 근
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최저임금법 등 기본적인 노동자보호
법조차 적용되지 않고 있다. 영세사업장의 경우 노동조건이 극히 열악
하기 때문에 이들 사업장에 노동자 보호법령을 적용하여 노동자들을 보
호할 필요가 더욱 크다고 할 것인데, 현실에서는 이와 정반대인 상황이
다.
처음 근로기준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노동법이
적용되다가 16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적용되고 1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 후, 1989.3.29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현재의 5인 이상 사업장
으로 그 적용범위가 넓혀졌던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10조 제1항에는 "상시근로자 5인이상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제10조 제2항에서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대통령령으
로 이 법의 일부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하여 4인 이하 영세사업장의 경
우에도 근로기준법의 필수적 노동자 보호조항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당국이 근로기준법의 개정취지에 맞게 대통령령(시행령)
을 개정하는 작업을 6년 9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방치하고 있어서 상시
고용 4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의 경우에는 기본적 노동법의 보호조차 받
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이런 사태가 된 데에는 법률의 개정취지에 맞도록 시행령을 개
정하지 않은 정부당국의 책임이 크다 하겠다. 법이 개정되고서도 6년 9
개월이 넘도록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적극적 법치행정의 원칙을 스스로 저
버리는 것이고, 법률에 맞게 시행령, 시행규칙을 정비하여 법집행을 맡
아서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행정부의 '직무유기'라 아니할 수 없
다.
시행령을 개정하는데 별다른 시간이 소요될 것도 아니므로 더이상 시
일을 지체하지 말고 즉각 법률에 맞게 시행령을 제정하여 영세사업장의
노동자 보호에 나섬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보장임무를 수행해야 마땅하
다.
2. 영세사업장에 대한 노동법 적용
가. 근로기준법의 경우
1) 상시고용 4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에서도 근로기준법이 전면적용되어
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그 내용에 있어 무슨 엄청난 노동자 보호조항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도 "본 법에서 정하는 근
로기준은 최저기준"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듯이, 극히 최소한의 보호조
항을 규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노동자라면 당연히 향유해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규정한 근로기준법은 마땅히 사업의 규모여부에 불구
하고 전면 적용되어야 한다.
2) 혹자들은 영세사업장의 어려운 재정적 사정 때문에 근로기준법 적용
으로 인한 노동조건 상승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거나 근로감독관의
수가 너무 부족하여 도저히 영세사업장에 대한 노동법 적용업무까지 감
당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전면적용이 영세사업장의 경영에도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영세기업의 임금
수준이 다른 사업장의 임금보다 현저하게 낮은 데다가 현저하게 장시간
노동을 하는 등 근로조건이 턱없이 낮고 복지수준도 형편없는 수준이어
서, 영세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이직률도 높고 또한 취업하려는
사람들의 숫자도 적어서 이들 영세사업장은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기준법의 적용 등 노동자 보호제도의 시행으로 심
각한 인력난의 해소에도 어느정도 도움이 되고 숙련향상이나 기술축적
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어느모로 보나 영세사업장에의 확대적용 불가론은 이유없는 것
이다.
3) 근로기준법이 영세사업장에 전면적용되는 것이 맞지만, 제반 현실여
건상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면 시행령 개정에 최소한 다음의 조항들
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가) 법 제2호 내지 제7호, 법 제9조, 법 제12조 내지 제19조
근로기준법의 기본원칙들로서, 종전 10인 이상 사업장에만 근기법 적
용시에도 5-9인의 영세사업장에 이미 일부 적용되던 조항들임.
나) 법 제8조(중간착취의 배제)
이 조항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에 직접 임금을 주고 받는 관계로 되어
야 하고, 다른 사람이 중간에서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한 원칙적
조항으로서 4인 이하 영세사업장에 당연히 적용되어야 하고 적용 안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임.
다) 법 제20조 내지 제27조의 2, 법 제29조 내지 33조
근로계약의 기본원칙을 정한 조항들로서,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일
부 적용되던 조항임
라) 법 제27조의 3(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구제신청)
1989.3.29에 신설된 조항으로서 부당해고 등 부당징계를 당한 경우
신속.간편한 구제를 위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할 수 있다는 조항인
데, 4인 이하 영세사업장에서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마) 법 제28조(퇴직금 제도)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제도의 설정취지가 노동자의 퇴직 후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또한 퇴직금의 법적 성질이 '후불적 임금'으로
보는 판례와 학설의 입장에서도, 영세사업장에도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
어야 한다.
특히 영세사업장일수록 더욱 퇴직금 제도가 필요한 것이고, 또한 영
세사업장의 숙련향상이나 기술축적 및 기업에의 정착성 강화 등 기업경
영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바) 법 제36조 내지 제41조
임금관련 조항들로서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하던 조항들이다.
사) 법 제42조 내지 제49조(근로시간과 휴식)
근로시간과 휴식에 관한 조항들소서, 극심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조항들이다. 또한 이들 조항의 적용이 영세기업의 인력부족 타개를 위
한 중요한 지렛대 역할도 가능할 것이다.
아) 법 제50조(최저연령과 취직인허증), 법 제52조(연소자 증명서)
이들 조항은 소년노동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조항으로서 당연히 영세
사업장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이른바 '블루라운드' 논의와
관련하여, 아동노동 보호조항은 엄격히 지켜지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자) 법 제51조, 법 제53조, 법 제54조, 법 제58조
미성년자 보호조항으롯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되던 조항들이다.
차) 법 제59조 내지 제62조(여성노동자 보호)
여성노동자 보호를 위한 기본조항들로서, 최근 인력난 해소를 이해
주부노동력의 취업확대 추진정책과도 관련하여 영세사업장에도 이들 조
항들이 당연히 적용될 필요가 있다.
카) 법 제64조
작업상 위험방지 조항으로서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되던 조항이
다.
파) 법 제56조 내지 제72조, 법 제73조 제2항 내지 제4항(안전과 보건)
안전과 보건 관련 조항들로서,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보장
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함이 마땅하고, 특히 영세사업장의 산
재, 직업병이 심각하다는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당연히 영세사업장에
도 이들 안전과 보건 관련조항들이 적용되어야 한다.
하) 법 제78조 내지 법93조(재해보상)
산업재해 보상과 관련되는 기본규정들로서, 영세사업장의 산업재해가
심각한 실태를 감안하여 재해보상 규정도 영세사업장에 당연히 적용되
어야 한다. 특히 산재보험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하여 산재보험 적용의
전제로서 근로기준법에서 이 조항들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되던 조항들이다.
거) 법 제94조 내지 법 제98조(취업규칙)
취업규칙 관련조항들로서 이 조항들도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되
던 규정들이다.
너) 법 제99조, 법 제101조(기숙사)
법 제99조(기숙사 생활의 보장) 규정은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
되던 규정이고, 또한 법 제101조(설비와 안전위생) 규정도 영세사업장
의 이른바 '기숙사' 또는 숙식하는 숙박시설에도 이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더) 법 제103조 내지 제106조(근로감독관)
법 제103조, 제105조,제106조의 경우에는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
용되던 규정이고, 법 제104조(감독관의 의무) 조항도 영세사업장에 마
땅히 적용되어야 한다.
러) 법 제107조 내지 제112조(벌칙)
법 제107조, 109조 내지 제112조는 종전에도 영세사업장에 적용되던
규정이고, 법 제108조(근로감독관의 처벌) 조항도 영세사업장에 마땅히
적용되어야 한다.
머) 결국, 위에서 조목조목 살펴본 일부 적용조항들을 정리하여 시행
령 개정안을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시행령 제1조 "근로기준법 제10조 제2의 규정에 의하여 상시 4인 이
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법 제2조 내지 제9
조, 법 제12조 내지 제54조, 법 제58조 내지 제62조, 법 제64조 내지
제72조, 법 제73조 제2항 내지 제4항, 법 제78조 내지 제99조, 법 제
101조, 법 제103조 내지 제112조의 규정만을 적용한다."
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경우
1)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에서는 "이 법은 모든 사업 또는 사
업장에 적용한다. 다만 사업의 위험률, 규모 및 사업장소 등을 참작하
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은 산재보험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
다.
또한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는 소규모 임업, 금융보험업, 소규모 건
설공사장, 국가 지방자치단체 시행사업, 선원법.사립학교 교원연금법
적용사업, 기간의 정함이 있는 한시적 사업 및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
를 사용하는 사업 등을 산재보험법 적용제외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
다.
2) 현재 산업재해, 직업병이 영세사업장에서 다발하고 있는 실정과, 영
세사업장의 경우 사업주가 재정적 능력이 부족하여 막상 재해를 당했을
때 보상금은 물론이고 치료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피재
해 근로자들이 엄청난 고통을 받는 것은 물론, 영세기업주조차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재보험은 순수한 사보험과 달리 국가에서 사실상 운영하는 사회보
험으로서 최소한의 사회보장 장치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 적용제외
되고 있는 사업장들이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경우로서 사회보장이나
사회보험제도의 취지상 최우선적으로 산재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산재보험법은 예외없이 전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
3) 다만, 제반 현실여건상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면 우선적으로 최
소한 상시 5인 미만 근로자를 고용하는 일반 사업장에는 산재보험이 적
용되어야 마땅하다.
즉, 산재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7호 "제1호 내지 제6호의
사업 외의 사업으로서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이라는
조항을 삭제하여야 한다.
4) 5인미만 고용 영세사업장에의 산재보험 확대적용은 이미 정부방침으
로도 확정된 바 있다. 즉, 1994.4 대통령 직속기관인 행정쇄신위원회에
서도 신경제 5개년계획 기간내 산재보험 전면확대 적용이 의결되어 대
통령 재가까지 받은 바 있는 것이다. 노동부는 이런 정부 결정사항을
충실하게 집행할 의무가 있다.
다. 기타 노동관계법
그 외에도 시행령 개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지만, 관계법률을
개정해서 영세사업장에도 적용해야 할 노동관계법이 있다.
현재 1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법이나 3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고용보험법 등의 경우 영세사업장에도 마땅히 확대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 5인미만 사업장의 경우 극히 일부조항만 적용하고 있는 산
업안전보건법의 경우도 시행령을 개정하여 대폭 확대적용해야 마땅하
다.
3. 영세사업장의 노동운동과 관련하여
가.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권리향상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노동관
계법령의 개정, 특히 근로기준법 시행령이나 산재보상보험법 시행령 개
정이 필요함은 재론의 필요조차 없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지속적 노력이 긴요함은 물론이고, 최근
지역노조 연대회의 등에서나마 이런 노력을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
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법령 개정작업이 소규모의 단위노조에 맡겨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노조 상급단체나 전국적 연합단체에서 중요현
한의 하나로 다룰 때 훨씬 효과적으로 또한 신속하게 시행령 개정이 가
능할 수 있을 것이다. 노조 상급단체의 분발을 촉구한다.
나. 그러나 노동관계법령이 확대적용된다고 해서 영세사업장 노동자
들의 노동조건이 일시에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등의 노동자 보호법은 법규정 그대로 '최저기
준'에 불과하기 때문이고, 또한 관계법 규정이 영세사업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우려가 농후하기 때문이다.
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의 기본적 조건에 불과한 것이
고,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서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을 효과적으로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길이 모든 노력의 출발점이 된
다.
다. 영세중소기업의 노동자들의 조지고하를 위해서는 기존의 기업별
노조방식으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4-15%에 불과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500인 이상 사업장인 경
우는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
지만, 중소 영세사업장의 경우는 대부분이 노조로 조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조직률이 그와 같이 낮은 것이다.
중소영세사업장의 노동자를 기업별 노조로 조직하는 일은 매우 어려
운 실정이고 우선 노동자 숫자가 작고 또 사용자와의 인간적 밀착성이
강해서 사용자측이나 권력측의 협공에 버틸 수 있는 기반이 약하고, 심
지어는 노조간부직을 맡을 사람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결국 현재 500만명이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절반 가까이
를 차지하는 중소영세기업의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방식으로는 기업별
노조의 범위를 넘어서는 산업별 노조나 지역노조 등의 방식으로 조직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데 산업별 노조를 일시에 만들기에는 현재
조직기반이 너무 약한 실정이어서, 결국 산업별 노조로의 징검다리 방
식의 노조조직 형태인 지역.산업별 노조나 지역일반노조를 조직해서 조
직기반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지역노조'라고 부르는 노조들은 전형
적인 지역노조라고 볼 수는 없고 정확히 말하면 '지역.산업별 노조'라
고 호칭해야 한다. 동일 지역내의 동일산업(업종)별로 단위노조를 구성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도 매우 유효한 노조조직 방식이지만, 또 다른 지역노조 형태
인 '지역일반노조' 방식도 시도해 봄직 하다. 지역일반노조는 산업이나
업종을 불문하고 동일지역(상대적으로 좁은 지역) 내의 모든 노동자들
을 단일노조로 조직하는 방식인데, 특히 조직하기 쉽지 않은 서비스직
노동자들이나 파트타임, 파견.용역노동자 등 비정규 노동자들을 조직하
는데 효과적이다.
그런데 지역산별노조나 지역일반노조의 경우 일단 상당수의 노동자들
이 조직되고 안정적 활동단계로 들어가면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
지만, 초기 상당기간 동안은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지게 된다. 그래
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5-6년전 지역산별노조 건설 움직임이 활발하였지
만 요즘은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지역노조를 효과적으로 조직해서 산별노조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급단체나 노조 중앙조직에서 재정과 인력지원이 필
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5-6년 이상의 중기적 전망을 갖고
상급단체나 중앙조직에서 몇사람의 전문 조직가를 파견하거나 재정지원
을 하여 상근 조직가가 전념해서 집중적으로 조직작업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지역노조의 경우 초기의 재정난으로 노조 상근자가 없거나 극소
수였고, 또한 지역노조에 맞는 전술개발에 실패하면서(대개 기업별 노
조의 조직전술을 답습한 경우가 많았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답보상
태에 이르거나 사실상 와해지경에 빠져 버렸던 경험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 노동운동이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않
고서는 진정한 산별노조 건설의 토대를 구축하기가 난망하다. 따라서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서라도 지역노조나 지역일반노조를 활성화시켜서
중소영세사업장이나 서비스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화시키는 과제
를 당면 현안으로 삼아서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라. 지역노조들을 조직화하고 활성화시키는데 있어 확대적용되는 노
동법 지키기 운동을 대외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에 토론회를 주최한 지역노조 연대회의 소속 지역
노조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노조들을 포괄시켜야 하고, 노조 상급단
체 및 노동단체의 전문적 역량까지 포함하는 공동연대기구의 설립이 필
요하다. 참고로 지난 1993년에 15개 지역노조와 노동단체 등의 참가하
여 지역노조 연구모임을 약 1년간 진행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험과 성
과를 우선적으로 결합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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