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노동판례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4 (박석운/노동정책연구소장/한국노총세미나/94.10) |
1. 최근 노동판례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하고 방
대한 자료를 모아 발표한 발제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해
박한 전문지식으로 최근 법원판례의 노동법해석론을 대체하는 올바른
해석론을 펼친데 대해 그 해석론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발제자가 최근 노동판례의 문제점에 대해 이미 종합적으로 정리하였
기 때문에, 본 토론자는 노동조합의 대응방안과 관련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최근 노동판례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
가. 고용불안-정리해고에 대한 대응
1) 몇년전부터 각 사업장에서 자연감원 형태로 인력을 축소해 오고
있고, 최근 산업구조조정,신기술도입 및 자동화로 인한 강제적 안원정
리 경향이 농후해 지고 있으며, 노동력이용의 유연성추구 전략에 따라
하청,용역,소사장,파트타임,임시직 고용이 격증하는 등 고용불안 상태
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상태를 보호해 주는 제반 제도적
장치가 더욱 강화되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등 사법부에서
정리해고 요건완화 등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판례를 잇달아 내놓는 사태
진행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의협하는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노조로서는 더욱 치밀한 고용안정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2) 단위노조차원의 고용안정활동은 사전예방활동이 중요한데 법원
판례와 관련해서는 그 중에서도 단체협약을 통한 제도보장이 문제가 된
다.
단체협약에 인원정리,하도급 등 제반 고용불안사례에 대해 미리 노조
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규정방식은 우선 일정
기간전 사전통고 등 사전에 정보가 유통되도록 하고, 이에 따라 노사공
동조사 및 대책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토록 한 뒤 거기서 마련된 방안은
반드시 노사합의 후 시행토록 하는 유형이 좋다.
특히 고용불안 문제는 사태가 발생한 후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므로, 경영참가적 전망을 갖고 적극 참가하여 경영합리화
나 신기술도입의 입안과정에서 노동조건의 악화방지나 고용안정의 도모
및 노조조직기반의 침식을 방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물꼬를 터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3) 고용불안 문제는 단위노조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정책적 제도적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해고제한법"
의 제정, "집단적 해고의 규제 및 고용보장에 관한 특별법" 또는 "특정
불황업종의 고용조정에 관한 특별법" 등의 제정을 추진하다든지,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고용보험법이 실효성을 갖도록 적용범위를 대폭 확대
하는 문제 등도 정책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적극적 고용
증진 및 고용보장책의 수립·추진 등을 촉구하고 실행되도록 감시하는
노력이 긴요하고,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근로자파견법" 등은 결사 저지
되어야 마땅하다.
이 과정에서 헌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사문화되다시피
한 헌법 제32조 제1항의 "근로권"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 퇴직금 누진제 등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1) 발제자가 잘 지적한 바와 같이 대법원판례가 위법부당하므로 이
의 변경을 위한 노력이 계속 경주되어야 하겠지만, 전원합의체 판결인
지라 상당한 규정력을 가질 것이다.
2)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체협약 개정시에 퇴직금누진제 환원투
쟁을 우선적이고 통일적인 과제로 삼아 연대투쟁을 벌이는 방향의 노력
이 필요하다. 특히 민간 대기업노조에서는 노동력의 구성이 점차 고령
화되어가지만 대부분이 퇴직금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의 최
저퇴직금제도를 시행할 따름인 실정이므로, 민간 대기업노조의 퇴직금
누진제요구가 현장조합원들의 절실한 요구로 부상하고 있는 바, 이런
퇴직금누진제 요구와 결합시켜 통일투쟁을 진행시켜 나간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 부당징계방지
1) 부당징계 및 부당인사 문제는 오래된 노동탄압유형인데, 사법부
나 국가에 의한 규제에는 발제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여러가지 구체적
인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 사례마다 사법적 구제과정에서 판
례를 올바르게 정립해 나가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발제자도 언급한 노조의 사법감시노력이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
다.
2) 이 문제는 역시 단체협약을 통해 적극적으로 예방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협약체결시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구성이나 해고·징계시 노사합
의하는 규정을 명시하여야 한다.
한편, 기왕에 있는 규정도 표현자체를 "노사합의가 없으면 해고·징
계할 수 없다"라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낫고, 또한 징계·해고 관련
단협조항이 비체계적으로 어설프게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라. 이른바 "단협체결권"의 문제
1) 발제자가 잘 지적한 바와 같이 대법원판례가 조합민주주의나 노
사자치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위법부당하므로 판례변경의 노력이 긴
요하다. 그러나 전원합의체판결이므로, 이를 극복할 단위노조차원의 노
력 및 노동법개정노력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2) 단위노조차원에서 단협 또는 규약변경명령을 받을 경우, 소송
등을 통해 불복절차를 밟는 한편, 규정자체를 "쟁의계속여부에 대한 찬
반투표" 등으로 바꿔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한편, 노동부나 법관들이 조합민주주의나 단체교섭, 단체협약의 법리
를 오해하지 않도록 관련 노동법 규정을 개정하여 명확히 할 필요가 있
다.
마. 이른바 "인사·경영관련 사항"의 교섭 및 쟁의대상 여부
1) 발제자가 이른바 "인사·경영관련사항"의 교섭·쟁의대상여부에
관한 대법원판례의 문제점과 올바른 법해석을 잘 정리하고 있다.
요컨대 인사·경영관련사항은 사용자의 성역이 아니므로 우리는 "인
사·경영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런 용어는 법전 어느
구석에도 나오지 않는데, "00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보면 마치 사용
자측에 배타적인 권리라도 있는 듯이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올바
른 용어사용법은 "인사.경영 관련사항"이므로 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
다.
2) 아울러 발제자의 올바른 법 해석에 덧붙여 이 문제와 관련한 외
국의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①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의 경우는 선진각국중에서 가장 노동권이 취약하고 이른바 "
경영권 논리" 가 강력한 국가인데도, 인사. 경영관련사항이 결코 자
본측의 성역이 아니라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취급되고 있는 부분이 많
다.
즉, 고용, 승진, 배치전환, 징계해고 등은 인사에 관한 <기타 고용
조건>에 속하며 의무적교섭사항으로 취급하고(NLRB V. Hart Cotton
Mills Case)있으며, 심지어는 고용, 해고 등에 관한 최종결정권을 사
용자에게 유보할 것인가 또는 노사 합동위원회나 중재자에 유보할
것인가에 대한 조항조차 의무적교섭사항으로 보고 있다(LARB V.
American National Co. Case. Goramn. Basic Text on Labor Law,
P.506).
또한 주로 경영관련 사항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단체교섭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즉
운전기사노조가 트럭을 임대해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에 대하여 트
럭임대업자에게 일정액 이상의 임대료를 지불하도록 주장하는 것이
라든지(Local 24 Teamsters V.Oliver Case), 악단원 노조가 사용자인
악단장에 대하여 악단 이용자에게 일정액 이상의 봉사료(가격)를 받
도록 주장하는 것도(American Federation of Musicians V.Caroll
Case) 의무적 교섭 사항으로 판결되었다. 이는 불량한 트럭의 임대를
막거나 조합원들의 임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영사항이라
할지라도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인정된 것이다. 또한 업무의 하도급화,
사업장의 이전 등 경영사항도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인정하는 판례법
(Fiberboard Paper Prods, Corp. V. NLRB Case) 이 확립되어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이 미국의 경우 인사, 경영사항 중 상당부분이 의무적 교
섭사항으로 인정되고 있고, 의무적 교섭사항에 대한 교섭거부는 부
당노동행위가 되고 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② 독일의 경우는 4가지 종류의 공동결정법에 의해 중요한 인사,
경영사항에 대해 노 사공동결정을 하도록 보장되고 있다. 우선 이사선
임,이사의 업무집행감독,중요경영 정책 결정 등의 권한을 가진 감
독회(Aufsichtsrat)가 노사공동으로 구성된다. 또한 기 업의 인사,노
무담당이사는 노동자대표의 의사에 반하여 선임될 수 없다는 이른바
<비토권>이 제도화되어 있기도 하다.
다음으로 사업장단위로 종업원평의회, 경영위원회, 조정위원회 등
의 공동결정기관이 설치되고, 작업영역, 재배치, 직업훈련조치 등의 인
사사항은 물론, 기술적 설비의 사용과 관련된 작업형태와 작업성과,
사업장 변경에 따른 대책,결원에 대한 충원여부 등 광범한 경영사항
에 대해 의무적 공동결정사항으로 정하여,노동자대표의 동의없이는 어
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그외에도 간부직원의 채용등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
어 있고,또한 해고, 채용 등 개별적 인사문제에 대한 노동자대표의 동
의권 및 전반적 인사,경영사항에 대한 광범한 청문권,정보청구권,협
의권 등이 보장되고 있다.
③ 우리나라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도 인사,경영사항을
성역으로 하고 있지 않은 점은 동일하다. 인사, 경영사항이라 할지
라도 근로조건이나 고용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의무적 단체교
섭 사항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통설이다. 또한 판례를 보더라도 임
시직원의 본직원 채용, 배치전환, 승진 등 인사문제, 영업양도, 회사조
직, 기구의 개편 및 업무의 하청화 등의 경영문제를 넓게 <노동조건>으
로 인정하고 단체교섭 의 대상이 된다는 판례가 확립되어 있다.(東京
大 노동법연구회 저,주석 노동조합법 상권 P302 菅野和夫 저,노동법
P435 참고로 이들은 일본의 대표적인 학자들이며 보수적 노동법학자
들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는 점이 인식될 필요가 있다.)
결국 외국에서도 인사.경영 관련 사항을 사용자의 성역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3) 이 문제도 역시 노조의 적극적 경영참가전술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경영참가도 "들러리형 경영참가"가 아니라 의사결정과정에의 참
가, 정보참가 등의 구체적 경영참가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4) 한편, 단위노조차원에서는 결국 쟁의발생신고시 쟁점을 기재할
때 경영조직변경철회 등 만으로 기재할 것이 아니라 00로 인한 근무조
건 변경문제.00로 인한 해고문제, 00로 인한 생계보장문제 등으로 정
리해서 신고하는 방법이 있다. 즉 경영조직변경등 경영사항을 표면에
내세우기보다 고용조건과 관련지워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우회로 해결될 수 없는 사안도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에
는 투쟁을 중심으로 놓고 전략.전술을 짜나가야 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우회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용관련문제나 신분.징계관련문제등을 단체협약에 규정할 때는 한
일개발노조의 경우와 같이 "...사후대책을 협의한다"라고 표현할 것
이 아니라, 아예 "경영조직변경이 조합원의 근무조건,신분변동등이
초래될 때는 반드시 노사합의후 경영조직변경을 시행한다"라든지 반
드시 사전 충분한 단체교섭실시후 시행한다"라고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결국 조직력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강제해 들어가
는 방법이 원론이라는 점은 노동운동과 노동법의 발전역사가 증명하
고 있다.
바. 쟁의기간 중의 임금지급문제
1) 쟁의기간 중의 임금지급문제도 오래된 숙제중의 하나이다.
용어도 가능하면 "무노동 무임금" "무노동부분임금"이 아니라 "쟁의
기간 중의 임금지급 여부"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을 통해서 합의할 때 쟁의기간 중의 임금문
제를 합의하는 것이 가장 정통한 방법이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부득
이 잘 원용해서 소송 등의 방법을 통해 일부 임금이나마 지급받는 방도
를 강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3) 한편 단위노조에서는 평상시 단협에 임금의 지급방법 등을 규정
할 때 취업규칙 규정 등을 참고해 가면서 결근해도 지급되는 임금의 범
위를 넓혀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4) 장기적으로는 산별노조의 쟁의기금 확충을 한다든지, 사회보장제
도의 확충 등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궁극적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 이
전 단계에서는 중앙 차원에서 파업 기간 중의 임금 지급문제 등에 대한
여론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사. 손배청구에 대한 대응
1) 기조
사용자들이 노조에 대해 손배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또 정부당국
이 이를 장려하는 것은, 이 방식이 효과적인 노조탄압수단이나 단체행
동탄압수단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응기조
는 손배청구에 대해 기가 팍 죽어서 개별적 차원에서 수동적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조직적 차원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
다. 즉 손배청구해봐야 노조활동이 위축되거나 노조간부와 조합원간
의 분리현상이 가속되는 것이 아니라, 손배청구하면 노조간부와 조합원
간에 똘똘 뭉쳐 공동대응하고 또한 철회투쟁을 가열화시켜 노조활동
위축이나 단체행동억제수단으로 유효하지 않고 도리어 사용자에게 불
리하게 될 것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핵심포인트이다.
특히 사용자들이 손배청구를 통해 노리는 것은 노조핵심간부나 핵심
활동가에게 손배청구의 부담을 지우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자기일이
아닌 것으로 방관하게 하여 이간질시키려는 목적이므로 대응의 기조는
실제로 공동책임을 지는 것을 전제로 철저하게 공동대응,조합원들의 공
동행동을 조직하는데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2) 사전예방대응
(가) 손배청구소송은 일단 소송이 제기되면 매우 어려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사전예방조치를 최대한 취할 필요가 있
다.
원론적으로 사전예방대응의 기초는 튼튼한 조직력에 있다. 손배청
구해봐야 벌집쑤시는 격이지 노조간부와 조합원간의 간격넓히기 효
과가 아예 없도록 해놓는 것이다. 이 목표는 손배청구에 대한 대책말
고도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동산의료원노조와 노조간부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판이라 사용자측이 걸핏하면 손해배상청구를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되었다. 따라서 본격적 임투.단투에 돌입하기 전 손배청구에
대한 대비책으로 공동대응방침, 구체적으로는 뒤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은 소송고지와 소송참가로 대응하고 또한 혹시 패소시에는 손해배상
액을 공적으로 해결하는 방식, 즉 취하시키거나 손해배상액을 노조비
용 또는 공동염출로 해결하고 개인적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사전에 공동결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송고지 및 소송참
가 송달료로 1인당 17,000원씩을 미리 노조밖에 별도로 비축해 놓는
다는 결의를 해놓는 것이 좋다.
특히 손배청구는 금전이 걸려 있는 문제인지라 구체적 현장토론
을 거쳐 임.단투요구안 확정시나 임.단투 전진대회 또는 결의대회시
대중적으로 확인하고 결의를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사
용자측이 손배청구해봐야 별 효과없을 것으로 짐작하고 청구하는 것
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 한편 쟁의기간중 회사측에서 조합비나 조합기금을 가압류할
위험이 많고 이 경우 한창 투쟁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판국에 가압류당
하게 되면 투쟁동력에 차질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투쟁직전에 투쟁
기금중 상당액을 비상시에 활용가능하도록(즉,가압류당하지 않도록)
미리 분리하여 별도 적립.보관해 놓을 필요가 있다.
(다) 쉽지 않겠지만 평시 단협에 "쟁의와 관련하여 어떠한 이유로
도 (노조나) 조합원 개인에게 손해배상청구하지 않는다" 라고 규정할
수 있으면 예방이 될 수 있을 것이나, 특별한 경우외에는 사측에서 합
의해 주지 않을 것이다. 그외로는 매 투쟁시마다 합의할 때 "00부터
00까지의 본건 쟁의와 관련하여 회사측은 노조나 조합원에게 일체 민.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라는 조항을 가장 우선적으로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라) 뒤에서 보듯이 반소제기를 위한 자료축적이 중요하다. 회사측
의 각종 부당노동행위나 부당한 조치들에 대한 자료확보와 정리를 해
나가는 것이 좋다. 반소제기용이 아니더라도 투쟁의 대의명분을 쌓
아나가는 (즉,회사측의 악수,무리수가 중첩되는)노력은 투쟁자체의
승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3) 손배청구가 들어왔을 때의 대응
(가) 대응방법
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기본적으로 노조입장에서는 "잘되어봐야
본전이거나 본전도 되지 않는"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소송을 서둘
러서 진행할 이유가 없고 가능한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송지연을 시
키고 그 사이에 갖가지 방법의 전방위 투쟁을 벌여 회사측으로 하여금
취하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득책이다. 즉 소송을 승소해서 손해배상
책임을 방어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소
송에서 시간을 벌면서 투쟁으로 소취하를 쟁취해내는 방법이 일반적으
로 채택할 수 있는 전술이다. 대응기조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점과 관련해서 본다면 전반적 대응기조는 적극적이
고 단호한 대응를 해야되고 소송절차에서의 대응기조는 시간벌기가
중요한 흐름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나) 손배청구가 들어오면 즉각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소송이
란 옳다고 승소하는 것이 아니라 소송형식에 맞게 응소하는 것이 중요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법정투쟁만이 아니라 이를 포함해서 투쟁전반
을 놓고 전략. 전술을 세우는 종합적 대응이 긴요하다. 또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송고지와 소송참가 방식을 써서 대중에의 대중참가
전술을 채택하게 되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러나 반드시 변호사등 법률전문가의 세밀한 도움이 필수적이므로 변
호사를 선임하지만 법원에 선임계를 내지 않고 실제 법정에는 가지 않
는 변호사선임방법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다) 만일 회사측이 보증인에 대한 가압류나 재판청구 또는 조합원
개인자산 가압류등의 조치를 취할 때는 조합원의 심리적 압박이 커
지므로,이에 대해서는 보증인이나 조합원에게 노조에서 재판에 보
조참가할 것이고 또 재판결과에 대해서는 노조에서 책임을 질 것임을
확약해놓는 것이 좋다.
라) 법정 투쟁대책외에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되 핵심적인 것
은 조합원 대중에 의한 회사에의 실질적 응징이 중요하다. 즉 회사재정
에 타격이 되는 준법투쟁이나 또는 쟁의 아닌 방법의 사실상의 능률저하
등으로 대중주도의 응징행동이 현실화되어야 한다.
(나) 소송고지와 소송참가 전술
가) 손배청구의 법정투쟁전술로 소송고지와 소송참가전술을 채택할
수 있다.
대개 회사측에서 노조간부나 열성조합원 개인 몇 명을 상대로 손배
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되는데, 소장이 송달되어오면 이를 쟁의에 동
참한 동료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즉 손배청구당한 피고가 당시 함
께 동참한 동료 조합원 전원 또는 일부들도 이건 소송과 관계가 있
다고 이들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고지서를 제출하면 법원에서 이들에
게 소송고지서를 송달하고 소송고지서를 받은 조합원들이 피고보조참
가인의 자격으로 소송에 참가하여 결국 몇명의 간부만 피고가 되는 것
이 아니라 모두가 피고가 되는 방법이다.
나) 소송고지와 소송참가 전술의 의의
①. 소송고지가 다른 동료조합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발목잡
기하는 방어적인 방식이 아니고,부당한 손배청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동대응하는 법정투쟁전술로 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초기과정에
이점이 조합원들에게 충분히 설득되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설득
되는 부분부분으로 소송고지를 확대해나가는 방법도 쓸수있다.
② 이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은 모두
법정에 출두해야 한다. 법정출두하는 날은 공민권행사의 보장규정에
따라 무단결근이 아니어서 결국 그날은 자동파업이 되고 법정은 장
소가 모자라서 재판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소송고지를 할 때 고
지를 받은 사람이 재판준비를 위해 변론기일 연기, 변경을 요구할 수
있어서 재판이 자동적으로 지연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③. 회사측의 노조간부와 조합원간의 분리. 각개격파전술에 대하
여 확실한 공동대응절차를 밟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공동대응
을 확고히 하면 대중적 차원의 회사에 대한 확실한 응징수단이 수행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동안 회사측에 갖가지로 막대한 타격을 주어 취
하시킬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한편으로 이 과정에서 동고동
락하는 기풍이 확립되고 끈끈한 동지애가 형성되어 노조조직력이 확
실히 강화될 수 있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소송고지의 방법
① 누가 누구에게 하는가?
손배청구의 피고로 된 사람은 누구라도 소송고지할 수 있고, 소송고
지를 받아 소송에 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한 사람도 소송고지를 할 수 있
다. 소송고지의 대상은 모든 조합원이 모두 될 수 있다. 전부를 한꺼번
에 대상으로 할 수 있고 부분, 부분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 이 과정
에서 철저하게 합의과정을 거쳐서 시행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런 합
의과정이 없다면 도리어 노조간부와 조합원간의 간격이 더욱 확대되고
치명적 조직력 약화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② 언제 어떻게 하는가?
소송고지하는 시기는 재판진행중 언제든지 가능한데 시기와 방법선택
은 구체적 상황을 봐서 전문가와 상의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소송
고지는 참고자료와 같은 소송고지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이 경우
송달료를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데 1인당 17,000원씩 소요되어 대량으로
실시할 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주민등록주소가 아닌 장소로 송달장
소를 표기할 수 있다).
③ 소송고지의 결과,소송참가
소송고지서를 접수한 법원은 양식이 틀리지 않으면 반드시 피고지인
에게 송달하게 되어 있다. 소송고지를 받은 사람은 피고보조참가신청서
를 법원에 제출하고 재판에 참가할 수 있다. (서식 참고자료 참조) 법
적으로는 소송고지만 받고 보조참가를 하지 않아도 괜챦지만, 가능하면
보조참가하도록 한다. 피고보조참가를 하든지 또는 참가하지 않고 소
송고지만 받은 상태에서 그냥 가만 있든지 간에 본 재판결과에 참가적
효력이 생긴다. 그러나 피고가 아닌 경우에는 회사측이 재판결과를 직
접 강제집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에도 피고지인이
나 보조참가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피고들이 구상권행사를 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소송고지나 소송참가의 목적이 조합원들 발목잡
기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상권행사는 동료들을 배반한 경우외에
는 실행해서는 안된다.)
(다) 반소(反訴)제기 전술
가) 대개 쟁의까지 가게 되는 경우에는 회사측이 갖가지로 노조탄압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거나 단체협약 위반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사용자
측의 부당노동행위 등 제반 불법행위나 단체협약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노조나 조합원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직접
적 손해외에도 소극적 손해(어떻게 하지 않았더라면 얻었을 이익의 손
해)및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금액이 작더라도
조합원 모두를 모으면 큰 금액이 될 수 있고 법원에서도 대개 회사측의
손해배상금액과 노조측의 손해배상금액을 사실상 균형을 맞춰주기도 한
다.
나) 따라서 회사측의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때 피고측에서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나 단체협약위반을 이유로 되레 손해배상청구하는 반소(反
訴)를 제기하면 같은 재판부에서 함께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다) 반소방법등은 구체적상황을 놓고 전문가와 세밀한 상담이나 도움
을 받아야 한다.
한편 임. 단투과정 등 교섭. 투쟁과정에서 회사측의 단협 위반사례나
부당노동행위 등 불법행위 사례를 자료와 함께 증거수집해놓는 것이 중
요하다.
(라) 손해배상금액 산정상의 문제제기
손해배상책임 자체가 없는 것으로 법정투쟁이 전개되겠지만, 한편으
로는 회사측이 제시하는 청구금액의 산정방법의 문제점을 탄핵하는 것
도 중요하다.
우리 소송법상 손해금액은 원고측이 주장. 입증해야 하는데 원고측의
산정방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내게 되면 실제소송에서 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 궁극적 목표는 소송취하
가) 손배청구는 회사측으로 하여금 소송취하토록 만드는데 모든 힘이
집중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정투쟁만이 아니라 갖가지 입체적
방법으로 전방위투쟁을 전개하여 회사에 효과적인 타격을 가하여 쟁취
해 내야 한다.
나) 가장 기본적인 것이 조합원들이 대중적 방법으로 생산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응징하는 방법이다. 이경우 재물손괴라든지 노조간부 등의
선동에 의해 태업이 전개되게 되면 또 민.형사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실제로는 명백히 응징이 되게 하여
야 한다.
다) 한편,회사측의 취약점을 포착해서 이를 공격하고 적극활용하여
손배청구취하의 지렛대로 삼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측의
부당성에 대한 여론조성작업도 효과적인 압력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
다.
라) 또한 노동부를 압박하여 회사측의 소송취하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 김말용의원이 '93 국정감사과정에서 손배청구장려한 노동
부측의 책임을 추궁하고 손배청구취하토록 행정지도 할것을 요구하여
참고자료와 같이 사측에서 취하의사를 밝힌 사례도 있다.
마) 결국 법정투쟁을 통해 시간을 벌면서 한편으로는 조직적 투쟁을
통해 소송취하를 쟁취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따라서 투쟁이
있을때마다 우선적요구조건으로 소송취하를 내걸고 취하압력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결론
가. 노동조합도 참가하는 국민적 사법감시운동이 중요하다는 발제자
의 견해에 적극적으로 동감한다. 나아가서 중앙 차원이든 지역 차원이
든 사법감시 신고센터 등을 운영하는 것도 검토해 봄직하다. 사법부의
재판 진행 및 부당한 재판 결과에 대한 눈부릅뜬 감시를 진행하고 문제
점이 있을 때는 이를 적극 여론화하고 또 정기적으로 취합하여 자료를
계속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검찰 및 노
동부의 부당행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위 센터 등에서 함께
감시활동을 펼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대우조선 골리앗 파업의 항소심 재판의 경우, 항소심 판결 이전
에 회사에서 노조측이 발견한 자료에 의하면 1심 실형자의 실형을 1년
에서 1년 6월로 조정하고, 1심 집행유예자의 2심 실형선고 및 법정구속
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한다, 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는데, 얼마뒤 그
자료대로 2심 선고되었던 사례도 있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면 충분히
사회여론화할 수 있었는데도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나. 노동운동이 공익적 과제 해결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
사실 사법부의 보수화 또는 친자본화 경향은 우리 사회 전체의 노동
자 고립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군사독재시절에는 노동자.농민.
중간층.지식인층.보수야당 할 것 없이 모두 탄압받았기 때문에 상대적
으로 함께 싸우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새정부가 들
어서고 이른바 "문민적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간층이나 보수야당에는
상대적으로 활동공간이 제공되고 노동자.농민 등 기층민중들을 이들과
분리시키면서 탄압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점은 우리사회의 권력 중심이 군부에서 재벌로 이동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고립화와 집중탄압이 가해지는 구조적 측
면도 있다. 사회의 올바른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도, 노동운동진영이
"사회적 공동선"이라는 공익적 과제 또는 시민적 과제에 앞장서야 한
다.즉, 노동운동이 판을 넓혀야 활로가 개척될 수 있는 것이다.
다. 한편, 노동법개정과 노동운동의 정치적 영향력행사가 중요하다.
노동악법의 개정과 단체교섭이나 쟁의대상제한금지규명시 또는 공동결
정법의 제정 등 제반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이를
위해서는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할 정당건설이나 기존정당이라도 노동
자의 이해를 명백히 대변하도록 만드는 집단적.조직적 노력이 중요하
다.
특히 지역사회의 민주적 개편이나 노조의 엄호세력 구축을 위해서
도 내년에 다가올 지자제 선거에서부터라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각각 각개 약진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 등 노동자의 이
익을 대변할 양심적 세력들의 대동단결(大同小異) 대응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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