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생각해봅시다...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열리세상 16호) |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석 원정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소장
지난 호에 '대통령 선거가 연출한 놀라운 감동을 뒤로하고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자'고 언급했었는데 그 시기가 어느 새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외국인노동자 고용허가제 도입을 서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인수위원회의 의지대로 국회에서 고용허가제를 토대로 한 법안이 의원입법의 형태로 제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이주노동자 운동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이번 임시국회에서 어떻게 결론이 나는가에 따라 우리들의 향후 활동의 질과 내용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아니, 법령이 제정되면 되는 대로, 무산되면 무산되는 대로 이주노동자 진영에는 커다란 변화가 올 것입니다.
고용허가제가 노동허가제보다 미흡하고 그 내용도 아직 모호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주노동자에게 노동3권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진일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비교적 바람직하게 끌어가야 하는 몫은 이주노동자진영의 몫입니다. 그러기에 고용허가제가 도입된다 해서 모든 문제가 눈 녹듯이 해결되고 이주노동자 진영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산업연수제 철폐, 노동허가/고용허가제 실시, 불법체류자 사면/양성화라는 이주노동자 운동의 대 원칙을 잊지 말고 새 정부의 조치가 미흡하다면 그를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필요하다면 거리투쟁 역시 마다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도 산업연수제 철폐 등에 실패한다면 이주노동자 진영의 대응은 보다 강도 높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경우 향후 이주노동자 운동은 더욱 힘겨워질 수도 있음을 잊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하여 어느 경우라 해도 이주노동자 운동에 변화는 불어올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는 필연입니다.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현실에 기반하여 활동하는 활동가라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함과 순발력을 동시에 갖추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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