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부자되세요?... |
(인사말)
부자 되세요 ?
새해인사가 늦어 죄송하기 그지 없습니다.
애써 설날도 있지! 해보지만 죄송스러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새해인사를 받은 중에, 요즘 유행하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부자 되세요....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히트 쳤던 BC카드 광고에서 '부자 되세요~~'라던 카피가 이제 새해 덕담으로까지 승격하였더군요.
명색 운동가입네 하면서 살면서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을 들으니 기분이 참으로 묘했습니다. 부자 되기 위해서라면 결코 인권이니 환경이니 이주노동자니 하는 데 관심을 가져서는 곤란한 것이 현실인데 말입니다.
한편, 오죽 살기 팍팍하면, 부자 되라는 말이 덕담으로까지 되었을까 싶어 우리네 삶에 절로 연민이 생겨납니다.
로또 복권이 '狂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65억원 당첨자가 나오고 나서 하늘이 낮다 하고 당첨금이 수백억원으로 치솟으니 광풍이 불만도 합니다. 로또 복권의 선전 또한 묘합니다. '인생역전' '이번엔 당신입니다'라는 광고카피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고 나도 수십 억 혹은 수백 억의 횡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사행심을 부추긴다 어쩐다 해도 한판으로 인생을 바꾸고 싶을 만큼 삶이 어려운 민초들에게 복권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부자 되는 꿈'을 꾸라는 덕담은 상당 기간 효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뒤늦은 덕담 한 마디 하겠습니다.
부자 되십시오. 그리고 부디 좋은 일에 팍팍 써주십시오.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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