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드디어 올해도....(열린세상 15호 인사말/2002.12) |
드디어 올해도 !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2002년 캘린더의 마지막장이 왠지 너덜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때늦은 송년회로 사람들은 분주한가 봅니다.
한해를 돌아보기도 숨찰 정도로 우리를 격동케 했던 수많은 사건들도 이제는 역사의 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시간입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를 두고 후평이 난무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환호하고 50대 이상의 세대들은 좌절하였다고 합니다. 과연 제대로 된 진단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류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강고한 권력을 함께 떠올리자면 한편 맞는 진단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권력의 이양이 부드럽게 될 리 없는 것이 동서고금의 교훈입니다. 희망과 좌절과 갈등이 혼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갈등이 넘치면 혁명이 발발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웠습니다. 이번의 선거를 통해 드러난 여러 지형들이 향후 한국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만 현재 한국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세대들은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한국사회가 아직도 건강하다는 것,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이상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것,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적어도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있음을 보았다는 것에 대해서 특히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비록 이들의 미래의 삶에 동참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기는 하지만 어렴풋이나마 미래의 청사진을 떠올려 볼 수는 있다는 희열로 잔잔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연말을 행복하게 합니다.
남은 며칠, 소중하게 보내시고 내년에 다시 뵈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십시오.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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